평범한 동네에 파고든 작은 책방

스토리지북앤필름

TRIP

해방촌의 언덕길. 걸어서 올라가기도 힘든 언덕배기에 전면의 큰 유리창이 돋보이는 빨간벽돌의 작은 가게가 있다. 창 사이로는 바르게 놓여있는 갖가지의 책들. 스토리지 북 앤 필름을 운영하는 강영규씨는 사진에서부터 시작해, 개인 독립 출판물의 매력에 빠져 스토리지 북 앤 필름을 운영하게 되었다고 한다. “원래는 카메라 스토리지라는 이름으로 필름 카메라를 판매했었어요. 좀 더 많은 사람들이 필름카메라를 사용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시작해, 해외나 이곳저곳에서 저렴하게 공수해 판매 했었습니다. 동시에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해 종종 작은 사진집을 내기도 했었어요. 사진이라는 것이 찍어두고 나면 항상 컴퓨터 메모리 안에만 있고 어디에 꺼내보게 되진 않잖아요. 그러다 우연히 잡지사 에디터와 알게 되어 잡지에 제 여행사진 몇 장을 제공하게 되었었는데, 그때 출판물에 실려있는 제 사진을 보며 ‘아, 이렇게 책에 사진을 실으면 많은 사람들이 내 사진을 보겠구나’ 하고 깨달았죠. 또 그 이후로 책 만들기 수업을 들었는데, 사람마다 얼굴이 다르듯 만든 사람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 책의 매력을 알게 되었어요. 이 책은 어떤 의도로 만들어진 것인지, 만든 사람은 어떤 사람인지 궁금해지는 것도 재미있었고요. 그렇게 단순히 사진으로부터 시작된 관심이 독립 출판으로 이어지면서 자연스레 가게에서 독립 출판물도 다루게 되었습니다.”BF_0ss6BF_06 coasdpy번화가가 아닌, 이런 작은 동네에도 이런 가게가 운영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면서 좀 더 많은 사람들이 독립 출판 서적을 즐겼으면 하는 것이 강영규씨의 바람이다. “서울은 홍대나 통의동 주변으로만 문화상품이 몰려있는 것 같아요. 우리 같은 가게들이 이곳 저곳에 더 많이 생겨서 독립 출판 서적을 더 많은 사람들이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작은 동네에서도 이런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주로 다루는 책은 사진책이지만, 사진집만 놓고 운영을 할 순 없으니 다른 책들도 있어요. 특별히 책을 골라 놓지는 않습니다. 독립 출판은 개인의 생각을 표출하고 표현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요, 모두 나름대로 많이 고민하고 만든 것들이기에 그런 개인의 노력을 생각해서라도 책이 이 장소와 어울리는지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아요. 원하신다면 얼마든지 진열해드립니다. 다만 가게가 꾸준히 돌아가고 있다는 걸 잘 보여주기 위해 배치나 책의 진열은 매일 신경쓰고 있어요.”BF_03 copyBF_06 csssopy스토리지 북 앤 필름은 단순히 책방의 기능만을 하는 것이 아니다. 독립출판과 관련한 만남의 장으로서, 누군가에겐 시작하는 공간으로서 기능하고 싶어한다. “‘진메이킹’이라는 워크샵을 진행합니다. 올해로 4회째를 맞는데요, 손으로 책을 만드는 것에 대해서 배워요. 일본 독립 출판물들을 살펴보면 판형도 다양하고 종이도 다 달라요. 묶는 방식도 여러가지고요. 하지만 우리나라의 독립 출판물은 아직 대형 출판물을 그럴듯 하게 따라하는 형식이 많습니다. 쉽게 자기 자신을 표출해야 하는데, 표현하는 것이 부담되는지 대형 인쇄소에 한 번에 맡겨버리고 끝내는 경우가 많아요. 진메이킹은 많은 사람들에게 내 책을 내 손으로 쉽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어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홍대에 있는 헬로 인디북스, 옥인동에 있는 디자인 스튜디오 디 오브젝트라는 팀과 함께 장소를 바꿔가며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 ‘퍼블리셔스 테이블’이라는, 독자와 출판물 제작자 분들이 서로 만나는 행사를 주최하고 있습니다. 제작자와 독자의 관계를 좁히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독자가 제작자에게 출판물 제작에 대해 물어보기도 하고 내용에 대해 함께 이야기도 나눠 볼 수도 있는 그런 행사에요.”BF_02BF_06 copy“여기는 저의 이상향과 같은 곳입니다. 주중에는 회사를 다니고 주말에는 이 곳을 지키는 생활을 하고 있는 지금만으로도 좋아요. 하지만 욕심을 더 낸다면 하고 싶은 일들은 많습니다. 주중의 회사생활을 통해 얻은 수익을 어떻게 하면 여기에서 잘 쓸 수 있을까 고민하곤 해요. 우선은 독립 출판물을 제작하는 분들에게 작게라도 지원을 하고 싶습니다. 서점도 결국 책이 있어야 운영되는 것이기 때문에, 제작자를 돕는 일은 저희에게도 좋은 일이 되니까요. 현재 WALK ZINE이라는, 좋은 사진을 찍는 분들과 작게 만든 사진책을 내고 있습니다. 출판과 관련해 계속 이런 취지의 일들을 하고 싶어요.” – 본 저작물은 2014년 오픈한 YWP:잎 서비스의 내용 중 일부를 발췌하였습니다.

INFO
주소
서울시 용산구 용산동2가 1-701
히스토리
2012.05 / 2014.01 이전
영업시간
화-금,일 13:00-19:00토 13:00-21:00
휴무일
월요일
전화
010.2935.9975
홈페이지
COLOPHON
서울의 평범하고 오래된 집을 무대로 느슨한 감성의 공간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하나의 목적을 강요하지 않고 다양한 사건과 상황을 유연하게 담으려 행동과 행동 사이의 경계가 흐릿한 우리의 본래 모습을 허락하는 공간들. 다른 무엇이 되지 않고 자기의 모습에 충실할 수 있는 이 곳을 근거로 그 동안 익숙했던 역할과 사건, 사물과 공간의 여지를 발견하고 저마다 매일의 방법을 재생해나가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YWP:잎 서비스는 이곳을 작은집 삼아 기분에 따라 즐겨 찾으며 자기다움을 누리고자하는 당신을 돕고자 합니다. 의미있는 재생의 근거가 되고 있는 작은 집들을 찾아 그 장소의 기분을 이르는 말과 함께 개개의 당신에게 안내하는 지도를 만들었습니다.

매일의 장소와 이야기를 안내하는 YWP : 잎 서비스와는 조금 다르게 이:웃 에서는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집과 함께 동네의 매력을 만들어가고 있는 의미에서, 집은 아니지만 집처럼 편안함과 안락함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을 삼시옷에서 운영하고 있는 공유주택과 같이 제공하고자 합니다.
밀영의 특별한 일들

서울시 용산구 후암동 265-15 2층

하나에만 집중하는 자세

대한민국 서울특별시 용산구 한남동 743-8

평범한 동네에 파고든 작은 책방

서울시 용산구 용산동2가 1-7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