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에만 집중하는 자세

오월의 종

TRIP

지하지만 한쪽 면이 개방되어 해가 잘 들고, 널찍한 공간. 그곳에선 건강한 빵 굽는 냄새가 난다. 오월의 종을 운영하는 정웅씨는 오랫동안 재미있게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빵을 만드는 것을 선택했다고 한다. “전에는 시멘트 회사에서 영업직을 맡고 있었습니다. 이 일을 언제까지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 끝에 일을 그만두었죠. 오랫동안 재미있게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고민해보고, 가능하면 너무 많은 사람들의 도움을 받지 않으면서 즐길 수 있는 직업을 찾아보기로 했죠. 그렇게 찾은 것이 빵을 만드는 것 이었어요. 빵 만드는 게 보기좋아 보이더라구요. 원래 오월의 종은 일산에서 시작했습니다. 지금 판매하는 빵과 비슷한 빵들을 팔았는데, 그때는 고객 분들이 이런 빵에 익숙하지 않아 딱딱하고 시큼한 오래된 빵을 팔았다고 신고하기도 했었어요. 그때는 장사도 처음이고 빵을 파는 것도 처음이어서 힘든 점도 많았었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좋은 시행착오였던 것 같아요. 그런 상태에서 한남동에 다시 가게를 열게 되었죠. 그곳이 오월의 종 1호점입니다. 지금의 2호점도 주변 분께서 장소를 제안해주셔서 시작하게 되었어요. 2호점에서는 1호점보다 좀 더 실험적인, 만들어보고 싶었던 빵을 팔게 되었어요. 1호점은 비교적 사람들에게 친근한 빵들이 있는 반면에, 2호점은 1호점의 빵보다 좀 더 딱딱하고 무거운 식사용 빵들이 있죠. 1호점과 2호점의 빵들은 만드는 방법과 크기도 달라요. 계속 새로운 빵을 만들어보고 싶은 욕심이 있어요. 아마 2호점에서 계속 그런 빵들을 판매할 것 같습니다.”may_0d1 copy may_01 csopy 공간은 하나의 목적에 충실하게 구성되어 있다. ”빵을 만드는 공간답게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다른 분들은 종종 테이블도 많이 놓고 커피도 팔아야하지 않겠느냐고 말씀하시는데, 조금 부담되도 빵을 만드는 것을 최우선으로 하고 싶었습니다. 빵을 만드는 일에 집중된 구조로 공간을 고르고, 꾸리게 되었습니다. 일단 빵 반죽이 온도에 예민하기 때문에 온도가 일정한 곳이 빵 만들기에 좋은데, 여기가 지하라서 온도가 일정한 것이 마음에 들었어요. 이후의 공간을 채우는 작업은 모두 스스로 진행했습니다. 전부터 긴 테이블을 놓고싶다고 생각했었는데, 여기 공간이 긴 편이니 그에 맞추어 빵 진열 테이블을 길게 놓을 수 있었죠. 의자나 테이블 등은 모두 자재를 구입해서 직접 만들었습니다. 사실 밖으로 표현하는 것을 잘 하지 않는 편이라서 가게 간판이나 문 밖에 달려있는 빵정도 빼고는 별다른 꾸밈이 없어요. 빵은 매일 특별히 잘 만들어졌다 싶은 것을 걸어 두고 있습니다. 이건 작년 여름에 프랑스에 있었는데 거기서 작은 빵집의 문 앞에 빵이 매달려 있는 것을 봤는데 그게 인상 깊어서 나도 그렇게 해야겠다 싶어서 해본거죠.”may_05 copymay_01 coapy오월의 종 2호점은 지하이지만 볕이 잘들면서 외부의 풍경과는 차단되어 조용한 것이 매력적이다. “1층이면 지나다니는 차들과 사람들, 바깥의 움직이는 풍경들에 시선을 빼앗기는데, 여기는 지하라서 그럴 일 없이 집중이 잘 되서 좋습니다. 1호점에 비해 가게가 좀 조용한 편인데, 판매하는 일을 하고 있지만 가게가 너무 시끄럽지는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해요. 지하이지만 크게 개방된 한 면으로 쏟아지는 볕이 기분 좋고, 무엇보다 바깥에 심어진 나무 세 그루의 전경이 특히 마음에 듭니다.”may_01 cfopy“개인적인 바램은 빵을 잘 만드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생각하구요, 빵 외에 다른 것들도 같이 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그 다른 것이 음료같은 것이 아니라, 그냥 함께 이야기를 나누거나 택배를 대신 받아주기도 하는 그런, 관계에 대한 것이에요. 오시는 분들이 편하게 지내실 수 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바람에서 공간을 여유있게 열어둔 것이죠. 가끔 빵을 사서 자리에서 바로 샌드위치를 만들어 드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다른 곳에서 커피를 사오셔서 함께 드시기도 하고 제 것도 사다주시면 같이 마시며 대화를 나누기도 해요. 그런 방식으로 손님들이 오셔서 그냥 편하게 지내다 가셨으면 좋겠습니다.” – 본 저작물은 2014년 오픈한 YWP:잎 서비스의 내용 중 일부를 발췌하였습니다.

INFO
주소
서울시 용산구 한남동 743-8 지하 1층
히스토리
2008 / 2014.01 이전
영업시간
11:00 - 20:00
휴무일
일요일
전화
02.792.5561
COLOPHON
서울의 평범하고 오래된 집을 무대로 느슨한 감성의 공간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하나의 목적을 강요하지 않고 다양한 사건과 상황을 유연하게 담으려 행동과 행동 사이의 경계가 흐릿한 우리의 본래 모습을 허락하는 공간들. 다른 무엇이 되지 않고 자기의 모습에 충실할 수 있는 이 곳을 근거로 그 동안 익숙했던 역할과 사건, 사물과 공간의 여지를 발견하고 저마다 매일의 방법을 재생해나가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YWP:잎 서비스는 이곳을 작은집 삼아 기분에 따라 즐겨 찾으며 자기다움을 누리고자하는 당신을 돕고자 합니다. 의미있는 재생의 근거가 되고 있는 작은 집들을 찾아 그 장소의 기분을 이르는 말과 함께 개개의 당신에게 안내하는 지도를 만들었습니다.

매일의 장소와 이야기를 안내하는 YWP : 잎 서비스와는 조금 다르게 이:웃 에서는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집과 함께 동네의 매력을 만들어가고 있는 의미에서, 집은 아니지만 집처럼 편안함과 안락함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을 삼시옷에서 운영하고 있는 공유주택과 같이 제공하고자 합니다.
평범한 동네에 파고든 작은 책방

서울시 용산구 용산동2가 1-701

흐르며 노래하는 사진의 집

종로구 통의동 7-10

밀도있게 다져나가는 작업실

종로구 옥인동 47-32 3층

하나에만 집중하는 자세

대한민국 서울특별시 용산구 한남동 743-8